횡격막, 흉벽, 흉막, 종격 질환에 대해, 다음 순서로 살펴보자.
1) 횡격막 질환
2) 흉벽 질환
3) 흉막 질환
4) 종격 질환
횡격막 질환
횡격막의 구조와 기능
횡격막은 가슴 공간과 복부 공간을 나누는 돔 형태의 근육이다. 정상적인 호흡 과정에서 주된 역할을 하며, 마치 활처럼 휘어진 구조가 들숨 시 아래로 내려가면서 폐가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다. 목에서 내려오는 횡격막신경(C3~C5 분절)이 횡격막을 움직이게 해주며, 들숨 때 흉강을 넓히면서 폐 안으로 공기가 들어오게 만든다. 이 근육은 안정 시 호흡량 대부분을 담당하므로, 상태가 좋지 않으면 호흡 곤란으로 이어지기 쉽다.
횡격막 마비 및 약화
횡격막 기능이 떨어지는 주된 이유는 신경 손상, 근육 자체의 질환, 척추나 뇌 질환 등으로 나뉜다. 한쪽만 마비된 경우에는 편측 횡격막이 올라간 모습이 흉부 X선에서 확인될 수 있으며, 환자는 누웠을 때나 가벼운 운동 시에도 숨이 가빠질 수 있다. 양쪽이 마비된 경우는 증상이 훨씬 심해져서 일상적인 움직임에도 호흡이 곤란해지고, 잠을 자는 동안 산소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마비나 약화가 진행되면 복부가 들숨 시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현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횡격막 질환의 진단 및 치료
횡격막 기능이 의심되면 방사선 검사, 간단한 초음파 검사, 필요하면 시퍼(sniff) 테스트 등의 방법을 사용해 움직임을 확인한다. 신경 전도 검사나 근전도 검사를 통해 마비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치료는 기본적으로 원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며, 경증인 경우에는 호흡 재활과 자세 조절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양쪽 횡격막이 마비된 상태라면 기도 양압 보조장치(NPPV)를 써서 호흡을 돕는다. 한쪽에 국한된 마비로 호흡 불편이 심하면, 손상된 횡격막 일부를 아래로 당기는 수술(횡격막 주름제거술)이나 신경복원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흉벽 질환
척추측만증과 호흡 장애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측면이나 후방으로 휘어지는 변형을 말한다. 등뼈가 심하게 구부러지면 가슴 내부 공간이 줄어 호흡 용적이 감소하게 된다. 폐가 완전히 팽창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벼운 움직임에도 숨이 차거나 기침이 약해지는 경우가 있다. 심한 경우에는 밤에 숨이 차서 깨거나 낮 동안 이산화탄소가 쌓여 피로감을 겪는 일이 생긴다. 문제를 줄이려면 규칙적인 자세 교정과 호흡 재활을 병행해야 하며, 각도가 크고 진행 속도가 빠른 상태면 교정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함몰가슴과 돌출가슴
가슴뼈가 안으로 들어간 함몰가슴(pectus excavatum)은 주로 선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맨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골격이 뒤로 밀려들어가 심장이 압박받거나 폐가 충분히 팽창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증상이 경미하면 미용상의 문제에 그치지만, 심한 편이면 숨이 차고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생긴다. 반대로 돌출가슴(pectus carinatum)은 가슴뼈가 앞으로 튀어나온 상태로, 흉곽 변형에 따라 폐의 운동 범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변형 정도가 크다면 교정 수술을 고려하기도 하며, 수술 시에는 가슴뼈와 연골 부위를 재정렬해 폐가 움직일 공간을 넓히는 방식을 진행한다.
다발성 늑골 골절과 연가양 흉벽
강한 충격으로 여러 개의 갈비뼈가 같은 구역에서 두 군데 이상 부러지면 연가양 흉벽(flail chest) 상태가 된다. 갈비뼈 조각이 가슴뼈와 따로 노는 듯 움직여 들숨 때 안으로 말려 들어가고 날숨 때는 바깥으로 튀어나가는 현상이 생긴다. 이때 호흡 운동이 혼란스러워져 폐로 들어가는 공기 양이 줄어들거나, 통증 때문에 숨을 깊이 쉬지 못해 폐렴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통증 조절과 적절한 산소 공급이 중요하며, 심할 경우에는 양압 환기 장치나 수술적 고정이 필요하다.
흉막 질환
흉막삼출증의 원인과 분류
흉막삼출증은 가슴을 둘러싸고 있는 흉막 안에 액체가 쌓여 폐가 눌리는 상태를 말한다. 양이 적으면 증상이 없을 수도 있지만, 많아지면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다. 발생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전신 혈액순환이나 삼투압 변화로 인해 단백질 농도가 낮은 액체가 고이는 경우(심부전 등에 의한 삼출)와, 흉막 자체의 손상이나 염증으로 단백질 농도가 높은 액체가 모이는 경우(감염, 종양 등에 의한 삼출)이다. 두 형태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빼낸 액체의 단백질 함량이나 유당탈수소효소(LDH) 수치를 비교한다.
흉막삼출증의 진단 방법
X선 사진에서 가로막 위쪽 윤곽이 희미하게 흐려지면 흉막삼출증을 의심한다. 누운 자세에서 찍은 X선으로는 알기 어려울 때가 있어, 옆으로 누워 찍는 방법이나 흉부 초음파 검사가 많이 쓰인다.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려면 보통 흉수를 빼내 시험(흉수 천자)을 한다. 이때 색깔, 단백질 양, 세포 종류, 포도당 농도 등을 분석해 폐렴으로 인한 삼출인지, 암에 의한 삼출인지, 결핵성인지 등을 가늠한다.
악성 흉막삼출증과 치료
암 조직이 흉막에 퍼지거나 림프 흐름이 막히면 고단백 흉수가 쌓이는데, 이를 악성 흉막삼출증이라 부른다. 폐암, 유방암 등이 흔한 원인이며, 환자는 숨이 차고 피로도가 높아진다. 확진을 위해 흉수 세포검사를 시행해 암세포가 발견되면 악성으로 진단된다. 치료는 증상 완화를 위한 흉수 제거가 우선이며, 흉막강에 통증이 심하거나 재발이 잦으면 경화제를 써서 흉막끼리 붙이는 처치를 시행한다. 항암 치료가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흉수 생성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전신 항암제를 고려하기도 한다. 호흡 곤란이 심하면 목이나 가슴에 관을 삽입해 집에서도 자가 배출을 할 수 있게 준비하는 방식을 쓴다.
종격 질환
종격 종양의 종류
종격은 심장과 대혈관, 기관지, 식도 같은 중요한 구조물이 자리 잡은 영역을 말한다. 이 안에 생기는 종양은 위치에 따라 전, 중, 후 종격으로 구분해서 다룬다. 전 종격에는 가슴샘 종양이나 림프종, 갑상샘 유래 종양 등이 발견되며, 중 종격에는 림프절 비대나 기관지 관련 종괴가 생길 수 있다. 후 종격 영역에서는 신경집 종양이나 척추로부터 기원한 병변이 발생하기도 한다.
종격 질환과 호흡 문제
종격이 좁은 공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기가 커진 종양이 기관지와 폐를 압박해 숨이 찬다거나, 흉곽 혈관을 막아 얼굴 부종이나 정맥 울혈이 생길 수 있다. 이 부위 종양이 악성이라면 주변 조직으로 침윤해 병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작은 덩어리라면 별다른 증상이 없고 그냥 넘어갈 수 있으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작은 종괴가 있어도 기도 폐쇄 등으로 갑자기 위급해질 수 있다.
종격 질환의 진단 및 치료
주로 CT와 MRI 검사로 종괴 위치와 주변 장기의 상태를 파악한다. 필요하면 조직 검사를 위해 기관지내시경이나 초음파 유도 생검을 실시한다. 치료 방식은 양성 여부, 크기, 주변 장기 침범 정도에 따라 수술부터 방사선, 항암제까지 다양하게 적용된다. 양성 종괴라도 크기가 커서 호흡에 지장을 주면 제거하는 편이며, 악성이라면 종양 종류에 따라 전신 항암요법이나 표적치료를 검토한다. 호흡 곤란이 심할 정도로 기관지가 눌려 있으면 내시경을 통해 기도를 넓혀주는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요약 정리
1) 횡격막, 흉벽, 흉막, 종격 질환은 호흡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흉부 질환들이다.
2) 횡격막 마비, 흉벽 기형, 흉막삼출증, 종격 종양 등은 각기 다른 원인과 증상을 보이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3) 치료 방법으로는 호흡 재활, 수술, 약물 치료 등이 있으며, 증상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맞춤형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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